ITX-마음과 자동차로 시작한 포항 1박 2일, 해상스카이워크와 가족 캠핑 (1일차)

딸아이는 기차여행을 좋아했는데, 때마침 와이프와 딸은 학원과 약속 때문에 포항역으로 ITX-마음 기차로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희는 1박 2일 자동차에 캠핑 장비를 싣고 포항 캠핑장으로 가기로 했지만, 갑작스러운 약속 때문에 한 팀은 기차로, 그리고 한 팀은 자동차로 분할 이동하게 되었죠.

그리고 저는 캠핑을 떠나기 전, 혹시나 싶어 집에서 텐트를 미리 쳐 보며 장비들을 사전 점검을 하고 텐트 안에 이번 캠핑은 어떤 테이블을 가져갈지 사전 점검을 하였는데, 체스판을 챙겨 밤에 아들과 단둘이 체스를 두며 보낼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여행 첫날, 아들과 저는 미니멀 캠핑에 맞게 짐을 챙기고 자동차로 먼저 포항으로 이동했는데 아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먼저 포항역에 도착했고, 역 안에서 딸과 아내를 기다렸습니다.

기차를 타고 올 와이프와 딸을 생각하니 반가움이 앞섰고, 곧 펼쳐질 캠핑 여행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습니다. 우리가 도착한 포항역은 2015년 KTX 개통에 맞춰 현재 위치로 신축 이전되었고, 지금은 ITX-마음 열차가 정차하는데 넓고 쾌적하게 조성된 포항역 광장에서 가족들을 기다리는 시간 자체가 평소 주말과는 다른 특별한 기대감을 주었습니다.

ITX-마음과 자동차로 시작한 포항 1박 2일, 해상스카이워크와 가족 캠핑 (1일차)

출처: 포항역사 대기실 아들과 나-직접 촬영

포항역으로 분할된 여정과 첫 점심

엄마와 딸, ITX-마음 기차가 주는 특별한 여행

와이프와 딸이 포항으로 오면서 이전 영해역 기차 여행때 이용한 것과 같이 ITX-마음 기차 안에서 보낸 시간과 찍은 사진들을 보여주었습니다. 사진 속에는 기차가 주는 즐거움과 여유가 가득 담겨 있었죠. 딸아이는 기차 창가 자리에 앉아 도착을 기다리는 모습이었고, 역에 정차한 빨갛고 민첩해 보이는 ITX-마음 열차의 모습도 선명했습니다.

특히 열차 안에서 간단한 간식을 먹는 사진을 보았는데 집에서 챙겨 온 샌드위치와 음료를 테이블에 펼쳐 놓고 엄마와 딸이 마주 앉아 이야기 나누며 먹는 모습이었습니다. ITX-마음 열차를 이용함으로써 운전의 피로 없이 이동 중 휴식을 취할 수 있어 편안했다고 합니다.

여행 일정을 나누어 한 팀은 기차, 한 팀은 자동차로 분할 이동한 것은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기차가 주는 편안한 여행과 일상에서 잠시 벗어난 휴식이 분명 있었을 테니까요. 와이프 말로는 딸이 기차를 탄다는 사실 자체를 무척 좋아했고, 넓고 깨끗한 좌석과 충전 코드가 있어서 스마트폰을 충전하면서 편하게 왔다고 했습니다. 다음번에도 기차를 타고 오자고 이야기했을 정도로 말이죠.

포항역에 도착한 딸

출처: 포항역에 도착한 딸-직접 촬영

아빠와 아들의 자동차 포항으로 이동

아들과 저는 텐트와 캠핑 장비를 실은 채 자동차로 포항에 도착했습니다. 캠핑 장비를 박스에 종류별로 정리하며 꼼꼼하게 챙기느라 시간이 걸렸지만, 아들은 옆자리에서 여행의 기대감인지 캠핑장에 가서 이런 저런 할것들을 말하는 동안 저는 그런 아들의 들뜬 목소리를 들으면서 이번 가족 여행도 좋은 추억을 만들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포항역의 넓은 주차장에 차를 대고 기차에서 내릴 가족들을 기다리는 그 순간 자체가 평소의 주말과는 확연히 다른 기대감이 느껴졌는데 이제 잘 정리된 박스 속 장비들을 꺼내 텐트를 치고 맛있는 고기를 구울 생각에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했고 나머지 가족만 도착하면 본격적인 포항 캠핑 여행이 시작되는 것이었습니다.

포항역에서 만남과 점심 식사

포항역 광장에는 로봇 태권브이 및 고래 형상의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는데 이 조형물은 포항을 상징하는 ‘철과 문화’를 주제로 디자인되었습니다. 독특한 것 같아서 아들과 주변을 살펴보니 역 이야기 안내판이 보여서 내용을 보니, 포항역은 1914년 간이역으로 시작해 2015년에 KTX 포항역이 들어섰다고 합니다. 특히 역 광장에 설치된 거대한 로봇 태권브이는 ‘철과 문화가 함께하는 도시’로서의 포항을 상징하며, 고래의 모습과 형상화한 디자인으로 완성되었다고 합니다.

포항역 광장에는 로봇 태권브이 및 고래 형상의 조형물

출처: 포항역 로봇 태권브이 및 고래-직접 촬영

또 지역 이야기를 읽어보니, 포항은 예로부터 해를 맞이하는 곳의 의미로 ‘영일(迎日)’이라고 불렸다고 합니다. 포항의 어원이 되는 갯가의 목처럼 좁은 곳이라는 뜻의 ‘개메기’라는 옛 지명도 흥미로웠습니다. 전국 과메기 생산량의 90%를 포항 구룡포가 책임지고 있다는 정보도 새롭게 알게 되었죠.

이후 딸과 아내를 역사에서 만나고, 우리는 일단 허기진 배를 채우기로 했는데 어차피 점심을 배부르게 먹기보다 간단하게 먹고 다음 스케줄로 이동하는 게 좋을 듯하여 우리는 인근 패스트푸드점으로 이동해서 아이들과 함께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해상 스카이워크와 해파랑 산책로 가는 길

해상 스카이워크에서 즐긴 짜릿한 경험

점심을 먹고 우리가 향한 곳은 동해 바다 위를 걸을 수 있는 포항 해상스카이워크인데 입구로 가기 전에 주차장이 넓게 있어 주차하기는 매우 편했습니다. 주변에는 관광차들이 여러 대 보였는데, 생각보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포항 해상스카이워크 주변에는 찻집, 회집 등 외에도 간단한 요깃거리를 판매하는 푸드 트럭이 운영되고 있으니 참고하세요.

포항 해상 스카이워크는 입장료와 주차장 이용이 모두 무료이며, 운영 시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하절기(3월~11월)는 09시부터 21시까지

2️⃣ 동절기(12월~2월)는 09시부터 18시까지

안전 수칙은 반드시 신발을 털고 들어가야 하며, 유리판 바닥은 미끄러우니 뛰지 말아야합니다. 또한 기상 상황이 좋지 않으면 이용을 하지 못합니다(참고: 대한민국 구석구석). 기상 상황에 따라 통제될 수 있으므로 방문 전 확인이 필요합니다.

아이들과 해상 스카이워크를 걸어 다녔는데 아래로는 바다가 보였고, 생각보다 물살이 거칠어 보였습니다. 유리 바닥 위로 아들, 딸의 신발과 제 신발이 나란히 놓인 모습을 보니 바다 위를 걷고 있다는 느낌이 더욱 생생했습니다.

해상 스카이워크에서 즐긴 짜릿한 경험

출처: 해상 스카이워크에서 우리 발-직접 촬영

이전 울진 등기산 스카이워크 방문 경험과는 달리, 딸아이는 포항 해상 스카이워크를 무서워할 줄 알았는데, 유리 위에 두 발을 올리고도 전혀 무서워하지 않고 오히려 즐겼습니다. 포항 스카이워크는 최대 해발 20m 높이로 조성되어 있지만, 난간 폭이 넓고 시야가 안정적이어서 어린 아이들도 비교적 편안함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스카이워크를 걷는 내내 시원하게 펼쳐진 동해 바다 풍경은 가족 모두에게 동해 바다만의 특유한 시원함을 선사해줬는데 특히 유리 바닥 아래로 보이는 파도가 부서지는 모습은 아이들과 함께 또 하나의 가족 추억을 만들어 준듯합니다.

해파랑 산책로와 바다, 철의 묘한 조화

포항 해상스카이워크가 끝나는 길에서 해파랑 산책로를 걷기 시작했는데 고요하고 잔잔한 바다와 그 뒤로 보이는 포항의 상징인 포항제철의 모습이 무언가 묘한 느낌의 바다 풍경을 만들었습니다.
파란 바다 위로 공장의 굴뚝들이 희미하게 보이는 풍경이었지만, 우리 가족은 너무나 좋았습니다. 이 산책로는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는 것 같아 보였는데, 덕분에 우리들만의 동해안 바닷가 풍경을 걷는 것 같아 좋았습니다.

산책로의 거리가 예상보다 길었지만, 바닷가 옆에 조성된 길이라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걷기 좋았습니다. 산책로를 따라 걷는 동안 아이들은 다양한 모양의 돌멩이와 작은 조개껍데기를 찾으며 자연과 가까워지는 소중한 시간으로 아이들이 바위 위에 서서 바다를 내려다보며 돌멩이를 던지는 모습은 편안하고 오붓한 가족 산책의 분위기를 더했습니다. 이렇게 해안 산책을 마치니 점심을 간단하게 먹은 탓에 모두 배가 고프다고 해서 저녁 식사를 위해 예약한 캠핑장으로 이동하였습니다.

해파랑 산책로와 바다, 철의 묘한 조화

출처: 해파랑 산책로와 바다-직접 촬영

캠핑장의 첫날 밤 추억과 저녁 식사

점심을 패스트푸드로 먹고 산책까지 하니 모두 배가 고파 아우성이었고, 캠핑장으로 이동 후 고기를 구워 먹기로 했습니다. 캠핑장으로는 20여 분 만에 도착할 수 있었고, 텐트는 쉽게 피칭 가능한 것이라 후다닥 설치하니 벌써 해가 저물었습니다. 요즘 같은 계절은 5시만 넘어가면 어두워지려고 하니, 빠른 이동이 다행이었던 것 같습니다.

캠핑의 꽃, 바비큐와 달콤한 휴식

텐트 치는 동안 딸아이는 족구용 작은 공을 가지고 놀았고, 캠핑장에 모두 잔디가 깔려있고 넓어서 아이들이 놀기에 좋았습니다. 아들은 옆에서 아빠를 도우며 텐트 설치를 도왔고, 덕분에 텐트는 금세 완성되었습니다.

저녁 식사 메뉴는 모두가 좋아하는 바비큐였습니다. 해가 완전히 지고 랜턴 불빛 아래 숯불에 구운 고기와 함께 캠핑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저녁은 항상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것 같습니다.

와이프와 저는 아이들 저녁을 먼저 먹이고, 둘이서 천천히 즐기며 저녁을 먹었습니다. 와이프가 불 앞에 앉아 고기를 굽는 모습을 보면서 고기를 씹을 때마다 느껴지는 숯불 향과 함께, 캠핑장의 고요함 속에서 나누는 와이프와의 대화는 일상에서 잠시 벗어난 아내와 저만의 작은 휴식 공간이었습니다. 다만 동해바다가 옆에 있어서인지 해가 지니 체감 온도가 급격히 낮아져 겨울 점퍼를 안입으면 너무 추었던것 같습니다. 그래서 따뜻한 숯불 옆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캠핑의 꽃, 바비큐와 달콤한 휴식

출처: 숯불 바베큐 하는 와이프-직접 촬영

불멍과 텐트 속 게임들, 캠핑의 밤

저녁 식사 후, 우리는 캠핑의 백미인 불멍의 시간을 가졌는데 딸아이는 추운지 밥을 먹고는 텐트 안으로 들어갔지만, 와이프와 아들, 그리고 저는 캠프파이어 주변에 앉아 멍하니 불을 바라보며 각자의 생각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렇게 불멍을 다하고 나서, 추위를 피해 텐트 안으로 들어가서 네 가족이 옹기종기 모여 ‘369 게임’을 하며 웃고 즐겼는데 별것 아닌 게임이었지만, 좁은 텐트 안에서 더 재미있었습니다. 그리고 캠핑 오기 전 챙겨온 체스를 꺼내 아들과 함께 두었는데 텐트 안의 작은 테이블에 마주 앉아 체스판을 들여다보는 그 시간이 참 좋았습니다.

이제 다음 편에서는 포항 캠핑장에서 맞이하는 동해의 아침과 구룡포, 호미곶 방문, 그리고 아내와 딸의 ITX-마음 먼저 귀가 여정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캠핑의 백미인 불멍의 시간

출처: 캠핑의 백미인 불멍의 시간-직접 촬영

포항 여행 및 캠핑 실용 팁

ITX-마음 열차 이용 팁

ITX-마음은 무궁화호 대체재로 투입된 신형 열차인 만큼, 좌석 편의성이 우수합니다.

1️⃣ 충전 시설: 모든 좌석마다 충전용 콘센트가 잘 구비되어 있으므로, 이동 중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충전이 편리합니다. 장거리 이동 시 배터리 걱정을 덜 수 있습니다.

2️⃣ 좌석 배치: KTX만큼은 아니지만, 넓고 쾌적한 좌석 간격을 제공하여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좋습니다.

✅ 포항 해상 스카이워크 방문 팁

포항의 필수 코스인 만큼 안전 및 관람 환경에 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1️⃣ 방한 준비: 스카이워크는 바닥이 유리와 철재로 되어 있어 바다 위 해풍이 강하게 불 수 있습니다. 특히 해 질 녘이나 동절기에는 체감 온도가 급격히 낮아지므로 얇은 외투보다 보온성이 있는 바람막이나 경량 패딩을 챙기는 것이 좋습니다.

2️⃣ 관람 시간: 운영 시간은 하절기 21시까지이므로, 일몰 시간에 맞춰 방문하면 스카이워크에서 동해의 아름다운 낙조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 해안가 캠핑장 이용 시 유의사항

저희 가족이 직접 경험했던 것처럼, 해안가 캠핑은 기온 변화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1️⃣ 난방 대책: 미니 난로를 준비했지만, 새벽에는 외부 온도가 너무 낮아 미니 난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만약 난로를 이용하신다면 난방 효율이 좋은 제품을 사용하거나, 부족할 경우 핫팩을 넉넉히 준비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2️⃣ 극심한 온도 차: 포항 해안가에 위치한 캠핑장은 해가 진 후와 새벽에는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니 두꺼운 겨울용 점퍼, 침낭, 혹은 전기장판을 준비해야 합니다.